건강식도 ‘과하면 독’… 과다 섭취 피하고 설탕세 도입으로 국민 영양 균형 잡아야
몸에 좋다는 이유로 매일 챙겨 먹는 식품들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김, 된장, 견과류처럼 영양소가 풍부한 전통 식품부터 설탕 첨가 음료까지, 과도한 섭취가 장기적으로 갑상선 이상, 고혈압, 비만 등의 만성질환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설탕세’ 도입을 통해 소비자들의 영양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국민 4명 중 1명, 청소년 3명 중 1명이 세계보건기구(WHO)의 당류 섭취 권고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여학생의 첨가당 초과 비율은 38%에 달하며, 1~2세 유아의 경우 2022년 11.2%에서 2023년 16.2%로 급증했다. 과거 귀한 사치품이었던 설탕은 이제 일상 속 ‘숨겨진 독’으로 변모해 비만, 당뇨병, 심뇌혈관질환의 주범이 됐다. WHO는 하루 첨가당 섭취를 총열량의 5%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지만, 국내 식품 영양표시제도에서 첨가당이 별도 표기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섭취량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통 건강 식품의 과잉 섭취 위험도 주목받고 있다. 바다 채소인 김은 요오드 함량이 높아 갑상선 기능에 유익하지만, 매일 여러 장씩 먹으면 요오드 축적이 과도해 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체중 증가, 탈모,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간편한 간식으로 무심코 과식하기 쉽다는 점이 문제다. 마찬가지로 장 건강에 좋은 발효식품 된장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국이나 찌개에 자주 쓰일 경우 고혈압과 심혈관 부담을 키운다.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약 2,000mg)을 초과하기 쉽기 때문에, 섭취 횟수를 주 2~3회로 제한하거나 염도를 낮추는 조리가 권장된다.
견과류 역시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해 심혈관 건강에 좋지만, 고열량·고지방 특성으로 인해 하루 20~30g을 초과하면 체중 증가와 간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건강 지방이라도 과잉 시 체지방으로 전환되며, ‘무염·무가당’ 제품이라도 양 조절이 필수다. 영양학자들은 “좋은 음식이라도 ‘적절한 양’이 핵심”이라며, 매일 반복 섭취가 체내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건강 위협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설탕세’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전 세계 120개국에서 청량음료나 가공식품에 설탕세를 부과 중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서울대 윤영호 교수(가정의학과)는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영국 사례처럼 설탕세가 아동 비만 감소와 업계의 당 저감 노력을 촉진했다”며, “과당 음료 소비 억제가 비만·당뇨 악순환을 끊고 의료비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설탕세의 한계도 지적된다. 세금 부과로 설탕 음료 수요가 줄어도 인공 감미료 제품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장기 안전성 논란이 남아 있다. 또한 저소득층의 상대적 부담 증가로 ‘역진세’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공정한 세제 설계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설탕세를 넘어 영양 표시 강화와 교육 캠페인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유불급의 원리를 새삼 일깨우는 이번 논의는, 단순한 식습관 변화가 아닌 사회적 차원의 건강 관리 필요성을 강조한다. 국민 한 명 한 명이 ‘양’을 인식한 섭취를 실천하고, 정책적 뒷받침이 더해진다면 더 건강한 미래가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