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근육 다 빠질라”… 식욕 억제 없이 체지방만 쏙 빼는 혁신적인 신약 나와
‘오젬픽’ 열풍 뒤의 그늘 ‘근손실’… 근육 지키며 지방만 태우는 혁신적 ‘알약’ 당뇨·비만 치료제 등장
최근 전 세계는 물론 대한민국 의료 시장과 대중을 가장 뜨겁게 달군 화두는 단연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오젬픽, 위고비 등)일 것이다. 기적의 다이어트 주사로 불리며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지만, 임상 현장과 환자들 사이에서는 남모를 고민과 경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바로 뇌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한 구토, 메스꺼움 등의 소화기 부작용과, 무엇보다 살과 함께 ‘근육’이 함께 빠져나가는 체성분 불균형 문제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생존과 직결되는 한국인의 정서상, “살 빼려다 건강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와 스톡홀름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기존 치료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꿀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해 의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식욕을 억제하지 않고도 근육의 대사를 직접 활성화해 체지방을 태우는, 이른바 ‘근육 보존형’ 경구용(먹는 알약) 당뇨·비만 치료 물질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공신력을 인정받았다.
■ 뇌를 속이는 식욕 억제는 그만… ‘근육 세포의 엔진’을 깨우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약 물질은 기존의 비만 약물과 작동 경로가 완전히 다르다. 오젬픽 등 기존 GLP-1 주사제가 장과 뇌 사이의 신호를 교란해 배고픔을 잊게 만드는 방식이었다면, 이 새로운 물질은 우리 몸의 ‘골격근(Skeletal Muscle)’에 직접 작용한다.
실험실에서 정밀하게 설계된 이 화합물은 골격근 내부의 특정 신호 전달 경로(β2 작용제 계열)를 자극한다. 즉, 환자가 음식을 억지로 굶지 않아도, 근육 세포 스스로가 마치 운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대사 엔진을 풀가동하게 만드는 원리다. 이를 통해 혈액 속의 과도한 포도당을 근육이 빠르게 소비하도록 유도하여 혈당을 안정시키고, 동시에 체내 축적된 지방을 효율적으로 연소시킨다.
동물 실험 결과는 매우 극적이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이 체중을 감량시키는 과정에서 식욕 감퇴를 유발하지 않았으며, 기존 비만 약물의 최대 약점이었던 ‘근육량 감소’ 없이 오직 지방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대사 건강과 신체 조성을 이상적으로 개선했음을 확인했다.
■ ‘주사의 공포’에서 벗어난 안전한 알약, 인간 임상에서도 파란불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이번 연구는 큰 도약을 이뤄냈다. 매주 배나 허벅지에 스스로 주사바늘을 찔러야 했던 번거로움과 통증에서 벗어나,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용 알약’ 형태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었던 안전성 문제도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 사실 과거에도 근육 대사를 자극하는 유사한 계열의 물질들이 연구된 바 있으나, 심장을 과도하게 자극해 심박수가 치솟는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인해 약물 개발이 좌절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팀은 심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오직 근육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분자를 새롭게 엔지니어링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건강한 성인 48명과 제2형 당뇨병 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초기 임상 1상 시험에서 환자들은 약물을 매우 잘 견뎌냈으며, 심각한 부작용 없이 뛰어난 내약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연구에 참여한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셰인 C. 라이트(Shane C. Wright) 조교수는 “이번 신약은 근육량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사 건강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라며, “환자들이 매번 고통스러운 주사를 맞지 않아도 건강하고 올바른 체중 감량을 유도할 수 있어 당뇨 및 비만 치료 시장에 거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근감소증’ 두려운 한국인에게 단비… 단독 또는 병용 투여로 시너지 기대
한국 사회는 급격한 고령화와 맞물려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근감소증(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식욕 억제제 남용으로 골밀도와 근육량이 감소해 골다공증이나 낙상 사고로 이어지는 중장년층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적·보건학적 맥락에서 볼 때, ‘근육을 지키며 처방하는 비만 약’의 등장은 국내 환자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특히 이 약물은 기존 GLP-1 주사제와 작용 기전이 전혀 겹치지 않기 때문에, 향후 단독 처방은 물론 기존 비만 약물과의 ‘병용 투여(함께 복용)’ 치료법으로도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약으로 식욕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이 신약으로 근육을 보호하고 지방 연소를 배가시키는 이상적인 복합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현재 이 혁신 신약은 바이오 기업 ‘아트로지(Atrogi AB)’의 주도로 더욱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을 앞두고 있다. 과연 이 ‘근육 유지형 알약’이 주사제 중심의 비만 대사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체중 감량’을 실현해 줄지 전 세계 의료계와 환자들의 눈길이 스웨덴 연구진의 다음 행보로 향하고 있다.
– 출처: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26/06/260603015541.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