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다 목숨 건다”… 시대를 초월한 잔혹한 유혹 ‘촌충 다이어트’의 실체
체중 감량을 위해 인체에 기생충을 들이는 이른바 ‘촌충 다이어트’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심각한 건강 위협을 초래해 왔다는 경고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촌충 다이어트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데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극단적인 해독 요법이라고 지적한다.
촌충 다이어트는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에 등장했다. 당시 일부에서는 살아 있는 촌충 알이나 유충이 든 알약을 삼키면 기생충이 장 안에서 부화해 음식 속 열량을 대신 흡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줄어들 것이라고 믿었다. 날씬한 허리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까지 여겨졌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촌충에 감염된 사람들 사이에서는 심각한 영양실조와 빈혈이 속출했고, 복통과 구토 등 각종 합병증이 잇따랐다.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했으며, 최악의 경우 목구멍에 미끼가 달린 관을 삽입해 기생충을 유인해 제거하는 고통스러운 시술을 받아야 했다.
이 같은 위험한 다이어트 방식은 현대에 들어서도 형태만 바꾼 채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해외 언론들은 역사상 가장 기이하고 위험한 해독 다이어트 사례 중 하나로 촌충 다이어트를 다시 조명하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SNS와 다크웹을 통해 촌충 알 캡슐이 은밀히 유통되면서 이를 무분별하게 시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20대 여성은 SNS 광고를 통해 촌충 알 캡슐을 접한 뒤 이를 구매해 섭취했다. 초기에는 체중이 감소하는 듯했지만, 곧 위경련과 복부 팽만감이 나타났고 얼굴 내부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느낌과 원인 불명의 혹이 생기는 등 증상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후 극심한 두통과 함께 일시적인 의식 소실, 기억력 저하까지 겪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 해당 여성은 무구조충과 유구조충 알에 감염된 상태였다. 특히 유구조충은 알이 혈류를 따라 뇌로 이동해 낭포충증을 유발할 수 있는 고위험 기생충으로,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성은 기생충 제거 약물 치료와 뇌 염증 완화 치료를 병행하며 약 3주간 입원한 끝에 회복됐다.
전문가들은 촌충 다이어트의 체중 감량 효과 자체가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기생충이 장내에서 흡수하는 영양분은 제한적이며, 인체 내 기생충의 무게를 모두 합쳐도 약 100g 내외에 불과해 실질적인 체중 감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항문 가려움, 빈혈, 복통, 구토, 영양 불균형 등 부작용 위험은 매우 크다.
의학 전문가들은 “기생충을 이용한 다이어트는 체중 관리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선택”이라며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 외에 안전한 지름길은 없다”고 강조한다. 영양학계 역시 촌충 다이어트가 탈수, 영양실조, 기력 저하, 섭식 장애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잘못된 믿음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과거의 미신으로 여겨졌던 촌충 다이어트가 디지털 시대를 맞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체중 감량 시도에 대한 사회적 경계와 올바른 건강 정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