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소도시 집값 ‘들썩들썩’
집값 상승 상위 10곳 모두 지방… 대도시 구매력 악화에 외곽으로 밀려나
오클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등 대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연간 20%가 넘는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소도시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시세 상승을 찾는 사람들은 집값이 이미 많이 오른 대도시보다는 아직 상승 여력이 있는 지방 소도시를 겨냥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회사 코어로직이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로토루아 부근 인구 6천800명의 소도시 카웨라우로 밝혀졌다.
카웨라우는 1년 전 주택 중간값이 18만1천353 달러에서 현재 23만500 달러로 27.1% 급등했다.
카웨라우를 비롯해 집값 상승률 상위 10곳 가운데 8곳이 북섬에 위치했고 클리프톤(인버카길 지역)과 오티마타타(와이타키 지역) 등 2곳만 남섬에 있었다.
보고서를 내놓은 코어로직의 켈빈 데이비슨 조사분석가는 “지난 1년 동안 낮은 가격대이면서 주택 거래가 많은 지역에서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 10위 안의 카웨라우와 페더스톤(와이라라파 지역), 그레이타운(와이라파파 지역), 마틴보로(와이라라파 지역) 등은 지난 1년 동안 전체 주택의 10%가 주인이 바뀌었다. 그만큼 주택 매매가 활발했음을 보여 준다.
카웨라우는 최근 오클랜드와 타우랑가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저렴한 주택을 찾아 이주하고 관광 붐과 함께 2개의 제재소가 확장될 예정으로 있다.
말콤 캠벨 카웨라우 시장은 “카웨라우 주택시장의 활기는 청량제 같은 것”이라며 “앞으로 이 지역에 1천개 정도의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 향후 1-2년 동안 지역 경제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데이비슨 조사분석가는 “18% 이상 집값이 상승한 6개 소도시들은 웰링턴에서 밀려난 첫 주택 구매자들이 증가한 요인이 컸다”며 “19.5%로 집값 상승률 7위를 기록한 그레이타운 역시 대도시를 벗어나려는 사람들에게 살기 좋은 곳으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클랜드에서는 주택 구매력이 확실히 문제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스내퍼록과 플랫부시 같은 동네들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집값 하락률이 가장 큰 10개 지역들은 1위를 차지한 파라우를 비롯해 모두 광역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의 동네들이다.
주택시장은 지난 6개월 동안 전반적으로 조용했고 정점을 지났지만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코어로직 보고서는 대도시들에서 주택 구매력 악화로 구매자들이 점점 외곽으로 밀려나면서 주택 가치와 통근시간을 고려한 위성 소도시들의 주택을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뉴질랜드의 집값이 당분간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달 보고서에서 집값이 2개월여 하락한 후 안정세를 보였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어 오클랜드에서 집을 처분하는 것이 이전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집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제한되고 외국인 주택 매입이 금지된 것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부동산 대출을 둘러싼 리스크와 경기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집값 상승을 억제한 요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