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이민자의 천국’은 옛말?
미국에 이어 ‘이민자의 천국’으로 불렸던 호주와 뉴질랜드도 이민자에 대한 문호를 좁히기 시작했다.
지난해 호주 정부는 취업비자의 한 형태인 ‘457비자’를 20여년 만에 전격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말콤 턴불 총리는 “호주에서는 호주인들이 직업에 대한 우선권을 가져야 한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457비자는 고용주가 요청할 경우 외국인에게 호주에서 최대 4년간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비자이다. 2년 동안 고용을 유지하면 영주권 신청 자격이 주어져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들이 호주에 정착하는 통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호주 정부가 정책을 변경하면서 이민의 벽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정부 방침을 보면 457비자는 기존 4년에서 각각 2년, 4년 두 종류의 비자로 대체되는데, 보다 높은 수준의 영어 능력과 직장 경험을 요구한다. 범죄 기록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해당 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직업군도 651개에서 216개가 줄었으며 2년짜리 비자는 아예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없게 했다.
이웃나라인 뉴질랜드 역시 이민자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마이클 우드하우스 뉴질랜드 이민성 장관은 2017년 하반기부터 기술이민 비자 취득 조건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연 소득이 뉴질랜드 달러로 4만9,000달러(약 3,900만원)에 미치지 못하면 기술 이민자로 분류하지 않고 연 소득이 7만3,000달러를 넘을 경우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영주권 신청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이다. 우드하우스 장관은 “뉴질랜드인 우선정책의 일환”이라며 “이런 정책이 기술 이민자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내 이민 문제는 지난해 9월 총선을 앞두고 떠올랐던 상황 이민자 증가로 교통 혼잡은 물론, 주택 부족으로 인한 주거비 상승 등 각종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전문직 취업비자(H1-B)의 발급 요건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서명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