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부동산 시장 ‘이중 과열’… 매매·전세 가격 동시 급등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과 경기권 부동산 시장이 매매와 전세 가격 동시 상승으로 들썩이고 있다. 강남 3구를 넘어 과천·성동구 등 비강남권 지역의 매매값이 치솟고, 재건축 이주 수요로 강동권 전세 매물이 바닥을 드러내며 가격이 폭등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과 규제 기대감이 맞물려 단기 진정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한다.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2.2%로, 작년 동기(4.5%) 대비 2.7배나 폭증했다. 서울 성동구도 11.2% 상승을 기록하며 강남·서초·송파구(각각 10.5~13.4%)를 앞질렀다. 9월 넷째 주 기준으로 과천시는 주간 상승폭이 0.23%까지 확대됐고, 성동구는 최근 5주간 0.59%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비규제 지역의 열기도 뜨겁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8.8%, 작년 대비 2.8배)는 올해 들어 매매값이 급등했으며, 서울 마포구(8.6%), 양천구(7.4%), 강동구(6.9%), 광진구(6.6%) 등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들 지역이 조만간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LTV(담보대출비율) 40% 강화와 다주택자 세금 중과 등의 영향으로 선제적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세 시장은 재건축 이주 수요 폭증으로 더 심각한 공급난을 겪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286건으로, 8월(1만501건)과 7월(1만1,630건)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KB부동산의 전세수급지수는 142.9로 공급 부족을 나타내는 ‘위험’ 수준에 달했다.
특히 강동권이 ‘전세 사막’으로 변모했다. 광진구 광장동의 ‘광장현대아파트’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인근 전세 매물이 소진됐고, ‘광장자이’ 전용 125㎡ 전세가는 최근 3개월 새 5,000만원(13억→13억5,000만원) 올랐다. ‘광장힐스테이트’ 84㎡ 신규 전세 거래는 최근 3개월간 단 한 건도 없었다. 송파구 오금·가락동과 강동구 둔촌동도 재건축 추진 단지 이주로 전세 수요가 집중되며, 다세대·준신축 아파트 물량이 바닥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송파구와 강동구 전세가격도 주간 0.16% 상승을 기록했다. 세입자 A씨는 “이사 갈 집이 없어 매일 앱을 뒤지지만, 매물이 없고 가격만 오르는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러한 과열의 배경에는 공급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9월부터 연말까지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3만8,000호로 작년 대비 62%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전환이 전세 매물을 더욱 줄였다. 정부의 9·7 주택 공급 대책 발표 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가속화된 점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현재 규제지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로 한정돼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추가 지정 논의가 부상 중이다. 토허구역 지정 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어려워지지만,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즉시 지정 가능성을 낮게 봤다. 서울시는 기존 토허구역 연장만 결정한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 이주 수요와 규제 기대가 겹쳐 시장이 과열됐지만, 공급 확대와 규제 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연말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지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