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주택 구입자 20% 이상 감소 → 대체 수요 오피스텔로 이동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집합건물을 구입한 사람이 지난달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규제 사각지대로 꼽히는 오피스텔 시장은 아파트 대체 수요가 몰리며 거래가 오히려 활기를 띠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의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인은 총 471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5983명) 대비 21.2% 감소한 수치로,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영향이 본격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6월 말 ‘6·27 대출 규제’로 막차 수요가 몰리며 생애 최초 매수인이 7192명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7월 6344명, 8월 5628명으로 줄어들다 9월 소폭 반등한 뒤 10월 다시 급락했다. 자치구별로는 금천구를 제외한 24개 구에서 모두 감소했으며, 마포구(-35.9%), 성동구(-42.0%) 등에서 하락폭이 특히 컸다.
전문가들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70%를 유지한다고 해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가산금리가 1.5%에서 3%로 상향되고 주택 가격별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된 점이 결정적 타격을 줬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6·27 대책으로 이미 LTV가 80%에서 70%로 낮아진 상황이라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문턱이 두 배로 높아졌다.
경기도 역시 규제지역 지정 등의 영향으로 10월 생애 최초 매수인이 9544명으로 9월(1만1176명) 대비 14.6% 줄었다. 광명시(-54.1%), 과천시(-48%), 성남 분당구(-46.0%) 등 규제 핵심 지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전국적으로는 9월 3만5731명에서 10월 2만9554명으로 17.3% 감소했다.
생애 첫 주택 마련에 필요한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4 주거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소요 기간은 7.9년으로 전년(7.7년)보다 2개월 증가했다. 수도권은 8년 8개월, 서울은 무려 14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상남경영원)는 “대출 규제로 거래량은 줄어도 가격 하락이 동반되지 않아 무주택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더욱 힘들어졌다”며 “정책 대출 한도 상향 등 실수요자 보호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피스텔 시장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을 앞세워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올해 9~10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는 각각 850건, 1157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9%, 35.0% 증가했다. 특히 10·15 대책 직후(10월 16~31일) 거래량은 직전 보름의 2.8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는 3분의 1 토막 났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자금조달계획서 제출·실거주 의무가 없고, LTV 최대 70%에 DSR 규제도 적용되지 않아 ‘영끌’족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주택 자격 유지 가능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환금성도 매력 요인이다. 이에 따라 10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달보다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임대수익률도 4.8%로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11월 들어 거래량이 주춤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풍선효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부동산법무학과)는 “아파트 규제로 오피스텔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렸지만, 세금 중과 우려 등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아파트 시장을 옥죄는 가운데,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