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살해 용의자 뉴질랜드서 체포, 제보 교민 “영사관에 신고했는데 완전 무시”
어머니와 계부, 이부동생 등 일가족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33)가 일주일 여 만에 뉴질랜드에서 붙잡혔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2~5시께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친모 A 씨(54) 이부동생 C 군(14)을 살해하고, 같은 날 오후 8시께 강원도 평창의 한 도로변에서 계부 B 씨(56)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김 씨가 29일 오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체포됐다. 김 씨를 수상하게 여긴 뉴질랜드 현지 교민의 제보가 결정적이었다.
김 씨는 범행 3일 뒤인 24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맨몸으로 도주해온 김 씨는 오클랜드에 도착 후 곧바로 대 저택과 고급 차량을 구입하고 냉장고와 세탁기 TV등 가전제품을 구입해 당일 배달시켜달라고 주문했다.
행색이 초라해 보이는 사람이 짐이 전혀 없이 대 저택에 이사온 것을 이상하게 여긴 현지 교민은 27일 오후 3시 께 뉴질랜드 영사관에 신고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영사관측은 수사권이 없다며 뉴질랜드 경찰에 알리라고만 답하는 등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JTBC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보자는 영사관 측의 대처가 소홀하자 직접 용인 동부경찰서 번호를 인터넷으로 찾아 신고했다.
결국 하루가 지난 28일 뉴질랜드 경찰에 관련 내용이 전달됐다. 제보자는 “첫 제보를 해서 내말을 들어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때는 완전히 무시당했다”며 “제가 만약 한국 용인경찰서에 신고를 안했더라면 이부분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클랜드 한국 영사관 관계자는 “대처 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김 씨를 살해 혐의가 아닌 2015년 현지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
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김 씨가 마침 현지에서 절도 범죄 전력이 있어 신속한 신병 확보를 위해 뉴질랜드 경찰이 먼저 체포하게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지 영사를 통해 김 씨의 신병을 넘겨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