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급 ‘가뭄’에 서울 집값 ‘급등세’… 전국 부동산 시장 불안 고조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방 아파트 공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신축 가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집값은 오히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공급 정책과 고금리 여파로 인해 전국 주택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절벽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집값 안정은 요원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올해 상반기 지방 아파트 공급 물량은 1만5948가구에 그쳐,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한 수치로, 10년 전(2015년) 상반기 6만7718가구와 비교하면 76.4%나 줄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방 주택 인허가(6만4497가구), 착공(3만7516가구), 준공(10만4567가구) 등 공급 전 과정이 전년 대비 17~32% 하락하며 구조적 위축을 드러냈다.
이러한 공급 감소는 주택 정책의 수도권 편중과 건설 비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사업 추진이 주춤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정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특히 지방은 수도권 대비 PF 규모가 작아 위험도가 높게 평가되면서 신규 착수보다는 기존 사업 안정화에 치중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반면 서울 시장은 정부의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과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상승 모멘텀을 잃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2% 상승하며 9·7 대책 발표 직후 상승폭을 키웠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구로 이뤄진 한강 벨트 지역이 상승을 주도하며, 일부 ‘잠잠할 줄 알았던’ 동네까지 ‘발칵’ 뒤집혔다.
정부는 공급 대책을 통해 서울 도심 국공유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5년 내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에서는 이를 ‘공급 부족의 고백’으로 해석했다.
가장 큰 규모인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1800가구 예정)는 학교 재단 소유로 매입이 미뤄진 상태이며, 도심 내 유휴부지가 사실상 소진됐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 확대 발표가 오히려 ‘막차 수요’를 부추겨 한강 벨트 집값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예고가 실수요자들의 ‘포모(FOMO·소외 공포)’를 자아내며, 재개발·재건축 외 도심 공급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공표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전국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방에서는 새 아파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돼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커지는데, 공급 희소성으로 기존 신축 가치 상승과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에서는 공급 대책이 상승 신호로 작용하며 집값 안정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지방 공급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두산건설은 경북 구미 ‘두산위브더제니스 구미'(10월 분양 예정), 현대건설은 부산 동래 ‘힐스테이트 사직아시아드 한화건설은 울산 남구 ‘한화포레나 울산무거'(이달 분양)를 앞두고 있어 일부 완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고금리와 규제 강화로 주택 취득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 대책이 오히려 시장 왜곡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추가 대책을 통해 공급 균형을 맞추겠다고 밝혔으나,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실수요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집값 오르는 게 당연하죠”라는 한숨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