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女정치인에 ‘출산 계획’ 물었다가.. 뉴질랜드 논란
뉴질랜드에서 30대 여성 야당 대표에게 출산계획을 물어보는 방송 진행자의 질문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인 1일 저녁 뉴질랜드 제1야당 노동당의 당권을 잡은 재신다 아던(37) 대표는 TV3 방송 프로그램 인터뷰 도중 출산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방송인 클라크 게이포드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아던 대표는 이전에 아기를 갖고 싶다는 얘기도 가끔 했던 것으로 알려져 질문은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던 대표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않다. 그러자 남자 진행자는 답변을 강요하듯 아던 대표를 압박했다.
진행자는 “이것은 뉴질랜드를 위해 정당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총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큰 관심사인 만큼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고용주라면 고용하고 있는 여성 직원으로부터 이런 종류의 일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질문은 총리로 재직 중에 출산 휴가를 가도 되겠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아던 대표는 2017년을 사는 지금 여성들이 직장에서 그런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아이를 언제 낳을 것인지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여성들이 결정할 일로 일자리를 주고 안 주는 취업 기회의 전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진행자가 물러서지 않자 아던 대표는 “남자에게도 앞으로 자녀 계획을 물어볼 것이냐”며 따졌고 이에 진행자가 그렇다고 답변하는 것으로 출산 계획을 둘러싼 두 사람 간의 논쟁은 마무리됐다.
논란이 되자 뉴질랜드 인권위원회는 고용주들에게 “임신, 임신 계획, 피임, 가족계획 등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는 게 좋다며 “이런 종류의 질문은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근거로 취업 여부를 결정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는 만큼 인권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 대다수 역시 아던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직장에서 여성에게 출산 계획에 관해 물어봐도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뉴질랜드 헤럴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1만6000여명의 응답자들 가운데 67%가 안 된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