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집 겨울나기
날씨가 추워지자 난방이 제일 큰 걱정이다. 최근 지어진 단열이 잘 되어 있고 이중유리로 된 집이 아니면 아침저녁 찬 기운과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 그리고 여기저기 피어나는 곰팡이가 골칫거리이다.
내 집이면 전기세도 적게 나오고 곰팡이 걱정이 없는 히트 펌프를 설치하겠지만, 세 들어 사는 사람의 경우 내 맘대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밤새 애들 추울까 오일 히터나 전기 히터를 틀어 놓지만, 아침이면 창문에서 물이 주룩 흘러내린다. 창문에 맺히는 물을 적게 하려면 통풍을 자주 해야 하는데 그러면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세입자 입장에서 겨울 찬 바람을 줄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문풍지: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 문틈으로 정말 황소와 같은 거센 바람이 들어온다.
애들이 자는 방이라면 특히 창틈과 문틈을 막아주어야 한다. 간혹 카펫을 걷어낸 집은 문이 바닥에서 2~3cm 벌어져 있다. 인터넷이나 큰 상점에서 문풍지(draught-stoppers)를 구매할 수 있다. 만일 사용하지 않는 벽난로가 있다면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막아야 한다. 방의 모든 외풍을 잡기 힘들다면 난방텐트도 좋은 방법이다.
히터: 히터를 고를 때 유지비가 적게 드는 걸 고르려고 한다. 그런데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제품은 그만큼 따뜻하지 않다. 단 히트펌프만 사용 전력에 비해 훨씬 집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큰 거실에 작은 팬 히터를 사용한다고 해서 전기세를 줄이는 건 아니다. 그 큰 거실을 데우려면 끊임없이 팬 히터가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방 면적에 맞는 히터를 고르는 것이 전기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뽁뽁이: 창에서 들어오는 냉기를 줄이려면 뽁뽁이를 붙이거나, 벽 전체를 덮는 긴 커튼이 좋다. 얇은 망사 커튼을 하나만 더 달아도 그만큼 찬기를 줄일 수 있다.
환기: 아무리 추워도 낮에는 환기를 해주어야 곰팡이가 덜 핀다. 빨래는 가능한 밖에서 말리고 샤워실과 부엌의 환풍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고장이 난 경우 집주인에게 고쳐달라고 요구한다.
가스히터: 가스 히터는 난방비가 적게 들지만, 연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unflued) 가스 히터는 건강에 좋지 않으며 습기를 많이 만들어 낸다.
제습기: 제습기는 방의 습도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방의 냉기도 잡아준다. 히터보다 전기를 적게 쓰기 때문에 그리 춥지 않은 날에는 전기 히터보다는 제습기를 작동하는 게 경제적이다. Consumer NZ은 보통 크기의 방에 제습기를 두 시간 정도 틀어놓으면 3.6도 정도 온도가 올라간다고 전했다.
집주인은 모든 방에 난방을 제공할 의무가 없지만, 거실에는 어떠한 형태의 난방이라도 제공해야 한다. 모든 렌트 집은 내년 중반까지 천장과 바닥에 단열재를 시공해야 한다. 단 오래된 주택으로 평면 지붕이거나 콘크리트 바닥인 경우는 예외이다. 만일 집에 문제가 있어 난방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이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거실에 설치된 히트 펌프가 고장이 났거나 벽난로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집주인은 14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